69분 2003-10-10 금 아버지 없이 계모와 살고 있는 이림(김태연)은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현직 간호사이다. 계모 숙희를 끔찍이 싫어하지만 아버지가 남긴 빚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같이 살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원망스럽다. 오늘도 지하철 에스컬레이터에 구두가 끼어 어쩔 수 없이 길에서 주운 빨간 구두를 맞춰 신고 오디션에 간 이림, 아니나 다를까 또 미역국이다. 거기다 수간호사는 그런 이림을 비웃고, 남자친구 표구(김광일)는 오디션 날짜를 착각한 채 날 계란, 청심환, 가그린을 선물한다. 우울한 마음에 병원 옥상에 오른 이림은 아쉬운 대로 자신만의 공연을 시작한다. 그런데 느닷없이 나타난 느끼한 남자가 방해를 하며 이림의 짝짝이 구두와 뮤지컬에 대해 아는 척을 한다. 그리고 나중에 들리는 얘기는 그 남자, 진우는 재벌 2세이며 죽은 애인이 브로드웨이의 뮤지컬 배우였다는데…. 이림은 진우에게 왠지 관심이 간다. 한편, 이림은 계모 숙희가 친엄마와의 추억이 담긴 집을 담보로 돈을 대출 받고 거기다 그 돈을 사기 당한 사실을 알고 화가 난다. 유일한 유산이자 엄마의 추억을 잃어버리게 된 이림에게 같은 병원에서 엑스레이 기사로 일하는 남자친구 표구는 아무런 도움도 위로도 되지 않는다. 착하기만 한 그는 그녀에게 매일 들여다보는 거울 속의 자신이나 맥빠진 메아리 같기만 하다. 다음날 진우는 병실에 주사를 놓으러 들어간 이림에게 난데없이 어제의 짝 안 맞는 구두 대신 짝맞는 빨간 구두와 뮤지컬 티켓을 내놓으며 데이트 신청을 한다. 진우와 표구사이에서 오가며 데이트를 하는 이림은 두 사람 모두에게 미안함을 느끼는 한편 진우의 배경이 주는 달콤함에 젖기 시작한다. 그리고 진우는 이림에게 함께 뉴욕으로 가자며 프로포즈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