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간의 충돌로, 미소 대리전의 양상으로 끊임없이 반복되는 전쟁의 망령 현재에도 한반도에서만큼은 한국전쟁은 끝나지 않은 전쟁이다. 한국전쟁은 끝났다. 남과 북은 저마다 제가 승리한 전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38선으로 분단됐던 한반도는 그 이름만 휴전선으로 바뀐 채 세계 유일의 분단국으로 남겨졌다. 승자도, 패자도 없는 결말이었다. 영토 전역이 초토화된 북한은 무엇보다 경제 복구가 시급했다. 전쟁 중에도 '전시복구사업'을 실시해있던 북한의 경제 복구는 놀라운 성과를 보였다. 이러한 김일성식 경제복구는 정치적으로도 김일성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반면 UN의 힘을 빌어 남한 정부의 전복을 막아낸 이승만은 장기집권을 기도하지만 이에 반대하는 국회의원들과의 대립은 남한에 정치적 혼란을 가져온다. 그러나 1958년 조봉암을 비롯한 진보당 간부들이 간첩죄로 구속, 사형선고를 받음으로써 평화통일 논의는 암흑 속으로 사라지고 극우 반공 논리가 기승을 부린다. 전쟁이 끝나고 남한은 경제 ․ 사회 ․ 문화적 측면 모두 개방화를 선택한 반면, 북한은 폐쇄적인 독자노선을 걸으며 주체사상에 입각한 사회주의 체제를 형성한다. 시간은 흐르고 소련이 붕괴되며 냉전이 사라졌다. 이념과 무기로 경쟁하던 시기는 지났다. 그러나 1999년의 갑작스러운 서해교전. 2010년 현재에도, 한반도에서만큼은, 한국전쟁은 '끝나지 않은 전쟁'이다.